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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남성 역차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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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역차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국내에서는 2019년 상반기 마지막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날입니다. 상반기 즉문즉설의 대미는 부산시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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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나 메갈의 범죄 행위를 용서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역차별을 감수해야 한다는 거죠. (성평등 할당제라던가...)

남성 역차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근 들어 심각해지고 있는 남녀 갈등 문제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과거에는 여성이 많은 억압과 차별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차별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도 최근 페미니스트나 워마드라는 이름으로 여성은 억압받는 존재, 남성은 억압하는 존재라고 규정하고, 남성을 증오하거나, 심지어 부처님과 예수님도 남자라는 이유로 성체 훼손을 저지르는 사례까지 있습니다. 현재는 여경을 비롯해 많은 부문에서 여성할당제가 확대되고 있는 반면, 성희롱을 당한 남성 피해자는 오히려 무시를 당하는 등 역차별도 생기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젊은 20~30대 남성들이 이러한 남녀갈등 확대와 여성할당제, 남성 역차별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질문자의 부모님이 재산이 많다고 합시다. 그러면 질문자는 그 재산을 물려받고 싶어요?”

“물려받고 싶습니다.”

“질문자의 부모님이 빚이 많다고 합시다. 그러면 질문자는 그 빚을 물려받고 싶어요?”

“안 받고 싶습니다.”(모두 웃음)

“지금 질문자가 질문한 심보가 그와 같아요.”

“그렇지만 우리 20~30대는 그런 차별이나 우대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런 비유를 든 거예요. 부모가 재산이 많은 건 질문자와 아무 관계가 없잖아요. 그런데 질문자가 왜 그 혜택을 누려요? 질문자가 노력해서 이룬 재산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혜택을 받습니까?”

“...”

질문자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침묵했습니다.

“질문하는 심보가 그와 같다는 말이에요. 부모가 가졌던 좋은 것은 내가 아무 노력도 안 하고 받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잖아요. 부모가 가졌던 부를 내가 물려받는 시스템이라면 부모가 가졌던 빚도 내가 물려받아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부는 물려받고 싶고, 빚은 물려받기 싫다고 하잖아요. 이게 질문자가 지금 저에게 질문한 요지라고 봅니다. 굳이 비유를 들어서 말하자면 그래요.

옛날에는 남성들이 여성을 많이 억압하고 차별했어요. 제가 비유를 들었던 부모가 곧 옛날 남성들입니다. 지난 3천년 내지 5천년 동안 여성이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학대를 많이 당한 건 인정하죠?”

“네.”

“여성들에게 남성들이 빚을 많이 졌습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자기가 한 건 아니더라도 이 빚이 부모님의 것이니까 좀 물려받아야 해요, 안 받아야 해요?”

“네, 어느 정도는 물려받아야죠.”

“그래요. 빚을 좀 갚아야 해요. 그래서 질문자는 차별을 좀 받아야 해요.”(모두 박수)

강연장에 함께 자리한 많은 청중이 박수로 호응했습니다. 부모 재산에 대한 스님의 비유가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진 빚을 내가 왜 갚아야 하나!’ 이런 반론도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지금 20~30대 남성들이 여기에 굉장한 반발을 하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질문자의 부모 세대는 집에서 자랄 때부터 남자라는 이유로 혜택을 받았어요. 밥 먹다가 물 떠오는 것도 딸을 시켰고, 설거지도 딸을 시켰고, 청소도 딸을 시켰잖아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등교육을 받는 것에도 차별을 받고, 사회에 나가도 취직할 때 차별을 받았어요. 그래서 나이든 남성은 자신이 가해자라고 여기는 인식이 좀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이렇게 혜택을 받은 세대일지라도 자신이 가해자라는 인식을 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 이유는 ‘내가 혜택을 달라고 했나? 그냥 사회에서 주어진 것이니까 따랐을 뿐이지’ 이런 심리 때문이에요. 이런 것도 남성들 입장에서는 부모 세대의 유산을 물려받은 거예요.

그런데 지금 젊은 남성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자랄 때 딸과 아들이라는 이유로 주어지는 큰 차별이 없었어요. 질문자를 비롯한 남자들이 생각할 때는 여동생이나 누나와 비교해서 성장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특혜를 받았다는 생각이 안 들잖아요. 집에서도 똑같이 자랐고, 학교에 가서 공부할 때도 여학생보다 혜택 받은 게 없었고, 사회에 나와서도 특별히 여성보다 더 혜택을 받은 게 없었어요. 학교 공부도 여자가 1등 하고, 사법고시 수석도 여자가 하고, 심지어 남자만 간다는 공군사관학교도 여자가 수석을 하잖아요. 그런데 남성이 무슨 특혜 입은 사람으로 취급을 하니까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렇게 자랄 때 남자라서 특별히 혜택을 받은 바가 없는데 왜 남자만 군대를 가야하고, 여자는 군대도 안 가느냐?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면 왜 무조건 남자가 문제였을 것으로 얘기하느냐?”

이런 생각이 드니까 20~30대 남성들 사이에 여성 혐오가 일어나는 거예요. 이 심리가 옳은 것은 아니지만, 이 심리도 이해는 해야 합니다.

이것은 일본의 젊은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서 혐오감을 갖는 것과 같아요. 자기들은 과거 일제강점기 때 태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본인들은 한국 사람한테 잘못한 게 없어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만날 때마다 자기들한테 잘못을 사과하라고 하니까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하고 반발하는 거예요.

그런데 피해자인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때요? 한국에서는 젊은 사람들까지도 ‘일본이 일제강점기 때 얼마나 우리를 괴롭혔느냐? 그러니 충분히 사과해라’ 이렇게 얘기한단 말이에요.

이것도 다 물려받은 유산이에요. 그런데 좋은 것을 물려받는 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그 반대는 반발해요. 좋은 것을 물려받으려면 나쁜 것도 물려받아야 하는 겁니다. 나쁜 것을 물려받을 때는 직접적인 본인 잘못이 아니더라도 사죄를 해야 해요. 전후 세대인 일본 젊은이들도 한국 사람에게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죄송합니다’ 해야 하는 겁니다.

저는 이런 방식으로 사죄를 강요하다시피 하는 걸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한일 간에 청년들이 교류할 때 한국 청년들이 일본 청년들에게 자꾸 사죄를 요구해서 제가 그러지 말라고 했어요. 사죄를 하면 일시적으로 듣기는 좋을지 몰라도 이것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죄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반발이 생깁니다.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우리 할아버지가 잘못했다는 건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왜 내가 사과해야 해? 그리고 옛날에 다 사과했는데 왜 또 하라고 해?’

이런 심리 때문에 요즘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는 거꾸로 반한 감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인 우리 입장에서는 이렇게 말하겠죠.

‘그런 생각은 잘못됐다. 너희가 직접 안 했다 하더라도 조상들이 한 거면 너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때 우리를 착취한 대가로 일본이 부를 축적해서 우리보다 잘 산다면, 그 부를 너희 젊은 세대도 물려받은 거 아니냐? 너희가 직접 안 했다 하더라도 너희 할아버지가 우리를 착취해서 얻은 부를 너희가 물려받았다면 그 잘못에 대한 사죄도 너희가 해야 한다. 부모 세대의 빚도 너희가 갚아야 한다.’

우리는 당연히 이렇게 말할 거예요. 그런데 본인들은 ‘그걸 왜 내가 갚아야 해!’ 이렇게 나오는 겁니다. 지금 젊은 남성들의 반발도 이와 같아요.

‘내가 여성을 차별한 건 아니지만, 지난 3천년 동안 남자들이 쌓아온 빚을 이제는 내가 조금이라도 갚는 것이구나. 이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부의 유산이 아니라 빚의 유산이구나. 이 빚을 내가 대신 조금이라도 갚아야겠다.’

남자들이 이런 마음을 가지면 반발이 안 일어나겠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그런 생각이 없어요. 오히려 ‘우리는 똑같이 자라고 아무런 특혜도 받은 바가 없는데, 왜 계속 우리를 나쁘게 생각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반발심도 이해는 됩니다.

그러면 젊은 여성들은 어떨까요? 아직도 남자들이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평등의 길은 멀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래서 그 문제에 대해서라면 조그마한 일에도 계속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여성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역사 속에서도 혁명을 할 때마다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을 때 단두대를 만들어서 사람을 죽이는 등 많은 부작용이 있었잖아요. 그러나 역사의 큰 흐름에서 보면 이것은 민주화라고 하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억눌렸던 것들이 폭발하면서 일시적으로 과격해지고 희생자가 나오는 거예요. 여성들이 3천년 동안 억눌렸던 것이 지금 터지는 거예요. 옛날에는 너무 많이 억눌리다 보니 저항할 힘이 아예 없었는데 요즘 와서 그간에 억눌렸던 게 터지는 거예요. 이 과정에서 약간의 부작용은 생길 수밖에 없어요.

지금 여성들의 주장은 수천 년간 억눌렸던 관계에서 벗어나 평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일부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남성들 중 일부가 피해를 입을 수 있어요. 그러나 길게 역사를 볼 때는 이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불평등 문화가 바뀝니다.

질문자 입장에서는 남자라고 해서 아무런 특혜도 못 받았는데 그 빚을 내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억울하겠죠.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남자로 태어났다고 생각하세요.”(모두 웃음)

“알겠습니다.”

“이건 굉장히 민감한 문제예요. 사실 성차별은 어떤 신분 차별보다도 인류 역사상 가장 구조적으로 뿌리 깊은 차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성 평등의 요구가 높은 오늘날, 남자들은 과거 가부장의 폐해로 인한 빚을 갚는다는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지낼 수밖에 없어요. 스님도 남자이기 때문에 이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어요.

질문자처럼 역차별을 호소하는 젊은 남성들이 나올 정도의 사회적 분위기가 개선되려면 10년쯤은 지나야 할 거예요. 한 번 거세게 불어서 사회적 저항을 받고 가부장 중심의 판이 바뀌어야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어요. 수면 위로 거세게 올라왔다가 시간이 지나면 좀 더 발전된 관계로 나아갈 겁니다. 지금은 남성들이 피해를 좀 감수해야 합니다.

지금 20대 남성층의 정부 지지도가 낮게 나옵니다. 여성을 너무 우대한다는 거죠. 20대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녀가 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왜 여성에겐 자꾸 따로 자리를 할당해주느냐. 이건 특혜이고, 역차별이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이건 인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인도에서는 불가촉천민이 전체 인구의 20퍼센트 정도 됩니다. 공무원을 뽑을 때 평등해야 한다는 이유로 모두를 똑같이 대한다면 상위계층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교육을 많이 받으니까 공직 사회에 진출을 많이 하겠죠. 이것은 기계적 평등입니다. 예전에는 그런 평등조차 없었어요. 불가촉천민들은 아예 등용하지 않고 차별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법적으로 이런 차별을 풀었어요. 천민이라 하더라도 누구든지 공직자가 될 수 있고, 공무원도 될 수 있다고 열어 놓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불가촉천민들은 교육받을 기회가 적다 보니 자신들의 인구 분포만큼 공무원이 나올 수 없어요. 그래서 쿼터제를 실시해서 그만큼 자리를 할당해준 겁니다. 공무원 중 20퍼센트는 무조건 천민 중에서 뽑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천민들 중에서는 공부를 조금만 해도 공무원 되기가 수월해요. 이 그룹에서는 공부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으니까요. 나머지 계층의 사람들은 20퍼센트를 뺀 정원을 놓고 자기들끼리 경쟁하려니 시험에 합격하기가 더 어려워졌어요. 이것은 수도권에서 버스 전용도로랑 비슷해요. 한 차선이 버스 전용도로가 되면 나머지 도로는 더 혼잡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런 이유 때문에 흑인에게 쿼터를 줍니다. 예를 들어 대학 입학시험을 보는데 흑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퍼센트라고 하면 무조건 10명 중 한 명은 흑인을 합격시키도록 해요. 그래서 백인들이 거꾸로 역차별을 받는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흑인은 백인에 비해 합격이 쉽고, 상대적으로 수준이 떨어져도 대학에 합격하거나 의사가 될 수 있으니까 문제가 된다는 겁니다.

그러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간 동안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철폐를 해야 해요. 천민들도 누구나 다 교육을 받고, 흑인들도 누구나 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이제 이런 제도도 철폐를 해야 합니다.

지금 정치인들을 보면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많아요.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의 절반은 반드시 여성을 공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를 두고도 남성들이 역차별 받는다고 주장할 수 있는 거죠.

앞으로 여성들의 정치 진출이 많아지면, 이런 할당제를 다 없애야 진정으로 평등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이렇게 성평등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앞으로도 사회 전반적으로 이런 성평등 정책이 더욱 확대되고 실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모든 남성들이 억울함보다는 좀 더 성평등의 중요성을 고민하고 사려깊이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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