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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주저리

조선시대에 이미 현대식 지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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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llok.history.go.kr/id/kob_10411012_003

 

조선왕조실록

○兵曹啓曰: "今年春, 湖西造破陣砲, 而因本道狀啓, 使之上送。 前月初, 臣等適以季朔放火事, 會于慕華館, 試放破陣砲, 則牙輪鐵與石相磨, 頃刻之間, 自能生火, 鐵砲片碎, 烟焰滿空, 火點着土, 延燒半山。 若於賊來之路, 多數埋置, 則大有益於勝敗之數。 且觀其製造鐵砲, 大如鍋子, 容入水鐵, 多不過百餘斤, 輪鐵所盛櫃子, 不至重大, 合載一馬, 亦足致遠。 其造作工役, 不爲浩大, 齎持遠行, 亦甚輕便。 埋於賊路, 自觸生火, 我軍但於要害之處, 臨戰埋置而已。 使敵不由此路則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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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에 따르면 광해군 시절에 조천종이라는 자가 발명했다는 파진포라는 지뢰가 있었다.

한 발을 시험삼아 터뜨려 보니 "철포가 조각이 나고 연기와 화염이 공중에 가득하였으며 불덩이가 땅 에 닿으면서 절반쯤 산을 불태웠습니다."라고 하였다.

지뢰 크기가 크기니 만큼 위력도 강했던 것 같다.

실록에 "試放破陣砲"라고 되어 있는 부분은 '시험삼아 쏘아 보니'로 번역하였는데, 이후 내용은 묻는다고 나오는 걸로 보아, 여기서의 "放"은 쏘다는 의미가 아니라 터뜨리다의 의미가 아닐까 한다.
찾아 보니 "放"의 뜻에 '놓다'가 1번으로 나오는 걸로 보아 땅 위에 그냥 놓고 터뜨렸을 수도 있겠다.

이후의 기록에서 파진포가 등장하지 않고 실물도 존재하지 않아 실제로 어떤 구조와 원리로 폭발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륜철(牙輪鐵, 아마 톱니바퀴를 뜻하는 듯)이 돌과 서로 마찰하면서 금새 저절로 불이 일어나"라고 쓰여 있으니 심지가 있어서 불을 붙이는 방식(당시 대부분의 지뢰와 유사한 무기들이 이런 방식임)은 아닌 것 같다.
당시에 원격 조종 장치가 있지도 않았을 테니 "적이 오는 길에 묻어 두었다가 스스로 부딪쳐 불이 나도록 하고"라는 부분을 보아 밟아서 터지는 현대식 지뢰가 아닐까 한다.

이런 대단한 무기가 왜 후대에 사라졌을까를 생각해 보면...
1. 조천종이라는 사람이 뒷배가 없어서 관직에서 쫓겨난 게 아닐까? (외방 사람)
2. 화약을 사용하는 무기는 습기를 조심해야 하는데, 시험 때는 땅 위에 놓아두고(放) 터뜨렸다가, 실제로 땅에 묻어 보니 습기 때문에 터지지 않아서 폐기되지 않았을까?
3. 장계에는 싸고, 만들기 쉽다고 했지만 실제로 대량 생산에는 무리가 있는 구조가 아니었을까? (제조 과정에서 자주 폭발사고가 난다던가...)

이런 무기를 개량해서 배치했더라면 병자호란을 쉽게 막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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